자료실 암 세포는 무한 증식… 분자 생물학이 정복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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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의 암 연구 역시 이러한 악성 종양의 독특한 성질들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포 단위에서 암을 연구하는 분자 생물학과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암 역학 연구에서 최신 암 연구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 분자 생물학 = 암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분자 생물학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많은 암 학자들의 견해다.
분자라는 극미시적(極微視的) 세계에서 암의 원인을 탐구하는 분자 생물학은 최근 면역과 유전자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룩했음에도 아직 암에 대해선 조그만 단서 몇 개만을 포착한 단계에 불과하다.
한 때 인터페론이 특효약인양 떠들썩하기도 했다. 인터페론이란 바이러스에 감염될 때 백혈구가 만들어내는 특수 단백질로 이것이 바이러스는 물론 암 세포를 죽이는 역할도 한다는 것.
그러나 인터페론은 암 세포 뿐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작용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므로 현재 임상에선 거의 쓰이고 있지 않다.
암 세포만을 공격하는 이른바 미사일 요법이 고안되기도 했으나 이론에만 그칠 뿐 아직 암 세포를 정상 세포와 구분시켜 주는 어떠한 특이 항원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체는 자신의 몸 안에서 퍼져가는 죽음의 씨앗을 마치 자신의 정상 세포로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암 세포는 세균처럼 외부에서 침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상 세포가 계속된 발암 인자의 공격 끝에 유전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긴다는 것이 현재 분자 생물학이 말하는 유력한 암의 원인이다.
이 때 관여하는 것이 암 유전자로 보통 땐 정상 세포 내에서 발현되지 않고 가만히 있다 발암 환경에 놓이게 되면 갑자기 활성화 돼 암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
그러나 암 유전자 연구 역시 실제 인체 암 발생의 극히 일부만을 설명해 줄 뿐 대다수 암 발생의 원인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분자 생물학은 아직 신출귀몰한 암 세포 앞에 무력하다. 그러나 암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게 되는 미래의 어느 날 인류는 암 치료 외에 어쩌면 불로 장생이라는 선물을 덤으로 얻게 되리라는 것이 암 학자들의 예측이다.
무한한 증식 능력을 가진 암 세포를 적절히 길들이게 된다면 노화된 세포들을 대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암 역학 = 거대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암 발생 원인을 알아내는 학문이다. 흡연이 폐암을, 짠 음식이 위암을 일으킨다는 것은 모두 역학 조사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다.
암의 원인과 치료가 의학적으로 불확실한 오늘날 암 발생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분야가 바로 역학 조사를 통한 발암 인자의 회피다.
미국 국립 보건원은 지난 40년 이래 연구 사업에 많은 돈을 들이고도 심장병 사망률은 큰 변동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심장병 연구가 주로 역학 연구를 통해 밝혀낸 비만·고혈압 등 위험 요인들을 일반인들에게 교육하고 홍보한 반면 암 연구는 지나치게 실험실 위주에 머물렀다는 것.
미래의 암 역학 연구는 지금까진 암을 일으키는 발암 인자를 밝혀내 이를 피하자는 소극 전략에서 이젠 일상 생활 속에 숨어 있는 항암 인자를 찾아내 실천하자는 적극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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