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영세 촌눔 김형익에게(3) : 갓뎀 동막골, 라지오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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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내가 낑낑대며 번역하고 있는 보들레르(그래, 고백하자. 나도 지금 떠나온 지 너무나 오래되어 돌아봐도 아득하고, 가야 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 앞을 봐도 허허로운 막막한 여정, 그 길 한복판에 혼자 서있다. 글쎄, 어쩌자고 나는, 내 능력의 시작과 끝을 번연히 알면서, 적어도 여덟 권이 넘을 보들레르의 전집을 번역하자는 열화당의 정녕 무지막지한 제안을, 그 독약같은 유혹을 끝내 뿌리치지 못했던가? 오호라!)의 산문시에 <이 세상 바깥이면 그 어디든>이라는 시가 있다. 보들레르의 글 중에서 정말 유일하게 영어 제목이 붙어있는 놈이다. , 이게 원제목이거든. 내가 번역한 그 시의 전문(全文)은 다음과 같다(이 작품의 내 번역을 공개하는 건 이게 처음이다. 아직 출판사에도 원고를 넘기지 않은, 정말 따끈따끈한 놈으로 고른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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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바깥이면 그 어디든>
이 삶은, 모든 환자들이 저마다 침대를 바꾸고 싶은 욕망에 휩싸여 있는 하나의 병원이다. 이쪽에 있는 사람은 난로 앞에서 고통과 싸웠으면 하고, 저쪽의 사람은 창가에 누워있으면 자신의 병세가 호전되리라고 생각한다.
내겐 지금 내가 있지 않은 곳에만 있으면 내가 언제나 잘 지낼 것만 같고, 그래서 이 이사 문제는 내가 내 영혼과 함께 끊임없이 의논하는 문제들 중의 하나다.
“말해 봐, 나의 영혼아, 식어버린 가련한 영혼아, 리스본에 가서 자리잡는 건 어떨까? 거긴 따뜻할 테니까, 넌 도마뱀처럼 원기를 되찾게 될 거야. 그 도시는 물가에 있지 : 그 도시는 대리석으로 세워졌고, 사람들이 식물을 무척 싫어해서 나무란 나무는 죄다 뽑아버린대. 햇빛과 광물(鑛物), 그리고 그것들을 되비춰주는 액체만으로 만들어진 풍경, 이거야말로 네 취미에 딱 들어맞는 풍경이잖아?”
나의 영혼은 대꾸하지 않는다.
“넌 움직이는 광경을 바라보며 휴식하는 걸 그토록 좋아하니까, 저 축복받은 땅 네덜란드에 가서 살까? 네가 박물관에서 그림을 보고 자주 경탄하던 그 나라에선, 너도 기분전환이 될 테니까. 로테르담은 어떨까? 넌 돛대의 숲을 좋아하고, 집들 발치에 정박해있는 배들을 좋아하니까 말야.”
나의 영혼은 묵묵부답이다.
“바타비아가 네 맘에 더 들까? 게다가 거기선 열대의 아름다움과 결합된 유럽의 정신을 보게 될 테니까 말야.”
단 한 마디도 없다.---내 넋은 죽어버린 걸까?
“그럼 넌 네 고통만을 좋아할 정도로까지 무감각에 빠져들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죽음의 아날로지인 나라 쪽으로 도망쳐 가자.---필요한 일은 내가 맡겠다, 가엾은 영혼아! 짐을 꾸려 토르네오로 떠나자. 아예 더 멀리, 발틱 해의 끝까지 가자꾸나 ; 할 수만 있다면, 인생으로부터 더욱 더 멀리 ; 극지에 자리잡자꾸나. 거기선 태양이 언제나 비스듬히 기운 채 땅을 스치듯 운행하고, 낮과 밤의 느린 뒤바뀜은 다양성을 없애고 허무의 절반인 단조로움을 증대시킨다. 거기서 우리는, 극광들이 이따금씩, 우리를 기분전환 시켜주기 위해, 지옥의 인공불의 반사광처럼, 그 장밋빛 불꽃다발을 우리에게 보내주는 동안, 오랫동안 어둠의 멱을 감을 수 있을 거야.”
드디어, 나의 영혼이 폭발한다, 그리고 슬기롭게도 내게 외친다 : “어디든 좋아! 어디든 상관없어! 그곳이 이 세상 바깥에 있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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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다들 대책이 없지만, 정말 대책이 없어보이는 신세대 딴따라 중에 <노 브레인>이라는 얼라들이 있다. 아예 지들 손으로 지들 이름을 “꼴통이 텅 빈 놈들”이라고 지어붙이고 뎀베드는 대책없는 얼라들이지. 뭐, 아주 단순무식한 쓰리코드를 거침없이 밟아대면서 “와와, 미친듯이 놀자!”하고 소릴 내지르며 망아지처럼 겅중겅중 뛰는 놈들 말야. 그대도 들어봤겠지? 못 들어봤다고? 엥? 갸들이 부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라는 노래는? 뭐? 그건 조지 로메로의 좀비영화가 아니냐구? 나, 이거야.... 아, 맞다! <라디오 스타>(어딜 가나 이눔의 영어!)이라는 영화는 봤겠지? 그 영화에서, 영월의 비닐 하우스 안에 연습장을 꾸며놓고 난리법석을 떨어대는 락밴드 떨거지들이 바로 갸들이잖아?
그 골 빈 얼라들이 지난번에 <2MB>의 선거운동캠프에 기웃거린다는 소문을 듣고는 그만 내 입맛이 싹 가셔져 버리긴 했지만, 문제는 갸들이 아니고 바로 <라디오 스타>의 영월이고 <동막골>이다, 이눔아! 네 고향 동네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동막골! 800만명도 넘는 이 땅의 남녀노소가 봤다는 영화, 한국판 ‘오리엔탈리즘’의 극치를 보여주고야 만 영화, 에드워드 사이드가 울고 갈 영화 <동막골>....
<라디오 스타>---그 영화를 보고 나니, 웬지 한 사나흘 억울했었다(이해하그라, 회산 버덩에 간장종지처럼 폭 엎어져서 <살아있는 시체>처럼 숨죽이고 사는 이 좀비같은 백면서생도 가끔 억울할 때가 있다는 걸, 부디, 이해하그래이.). 그래서 이 동네 신문인 강원일보 칼럼에 철딱서니 없는 사내의 넋두리를 잠깐 펼쳤었다. 그러니까, 2년 전 일이구나. 그때 그 글도 <첨부파일>로 올려놓을테니, 이눔아, 한번 읽어보그라.
(<오랑캐의 넋두리>
뭐든, 언제든, 어디서든 막상 몸을 밀어넣으면 답답하게 낑기게 되는 법이긴 하지만서두, 얼핏 보믄 임자없는 허허벌판같이 보이는 이놈의 싸이버 허공판도 우째 이리도 좁아터졌는지! 게시판에 <첨부파일>로 올릴 수 있는 파일의 용량이, 맙소사! 단 <2MB>란다! 우리 청와대 주인의 허용용량이랑 어쩌믄 그리도 똑같냐? 바로 그런 이유로, 이 오랑캐, 앞 글에서도, ‘아메리카“라는 딴따라의 제법 의미심장한 노래 를 MP3 파일로 함께 올려놓을 수 없었던 것이오니, 이 점, 강호제현(江湖諸賢)께선 두루 해량(海諒)하옵시길... 잠깐만 손수 허공판을 검색해보시면 쉽게 그들의 노래를 찾아 즐감하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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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바깥이면 그 어디든>
이 삶은, 모든 환자들이 저마다 침대를 바꾸고 싶은 욕망에 휩싸여 있는 하나의 병원이다. 이쪽에 있는 사람은 난로 앞에서 고통과 싸웠으면 하고, 저쪽의 사람은 창가에 누워있으면 자신의 병세가 호전되리라고 생각한다.
내겐 지금 내가 있지 않은 곳에만 있으면 내가 언제나 잘 지낼 것만 같고, 그래서 이 이사 문제는 내가 내 영혼과 함께 끊임없이 의논하는 문제들 중의 하나다.
“말해 봐, 나의 영혼아, 식어버린 가련한 영혼아, 리스본에 가서 자리잡는 건 어떨까? 거긴 따뜻할 테니까, 넌 도마뱀처럼 원기를 되찾게 될 거야. 그 도시는 물가에 있지 : 그 도시는 대리석으로 세워졌고, 사람들이 식물을 무척 싫어해서 나무란 나무는 죄다 뽑아버린대. 햇빛과 광물(鑛物), 그리고 그것들을 되비춰주는 액체만으로 만들어진 풍경, 이거야말로 네 취미에 딱 들어맞는 풍경이잖아?”
나의 영혼은 대꾸하지 않는다.
“넌 움직이는 광경을 바라보며 휴식하는 걸 그토록 좋아하니까, 저 축복받은 땅 네덜란드에 가서 살까? 네가 박물관에서 그림을 보고 자주 경탄하던 그 나라에선, 너도 기분전환이 될 테니까. 로테르담은 어떨까? 넌 돛대의 숲을 좋아하고, 집들 발치에 정박해있는 배들을 좋아하니까 말야.”
나의 영혼은 묵묵부답이다.
“바타비아가 네 맘에 더 들까? 게다가 거기선 열대의 아름다움과 결합된 유럽의 정신을 보게 될 테니까 말야.”
단 한 마디도 없다.---내 넋은 죽어버린 걸까?
“그럼 넌 네 고통만을 좋아할 정도로까지 무감각에 빠져들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죽음의 아날로지인 나라 쪽으로 도망쳐 가자.---필요한 일은 내가 맡겠다, 가엾은 영혼아! 짐을 꾸려 토르네오로 떠나자. 아예 더 멀리, 발틱 해의 끝까지 가자꾸나 ; 할 수만 있다면, 인생으로부터 더욱 더 멀리 ; 극지에 자리잡자꾸나. 거기선 태양이 언제나 비스듬히 기운 채 땅을 스치듯 운행하고, 낮과 밤의 느린 뒤바뀜은 다양성을 없애고 허무의 절반인 단조로움을 증대시킨다. 거기서 우리는, 극광들이 이따금씩, 우리를 기분전환 시켜주기 위해, 지옥의 인공불의 반사광처럼, 그 장밋빛 불꽃다발을 우리에게 보내주는 동안, 오랫동안 어둠의 멱을 감을 수 있을 거야.”
드디어, 나의 영혼이 폭발한다, 그리고 슬기롭게도 내게 외친다 : “어디든 좋아! 어디든 상관없어! 그곳이 이 세상 바깥에 있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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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다들 대책이 없지만, 정말 대책이 없어보이는 신세대 딴따라 중에 <노 브레인>이라는 얼라들이 있다. 아예 지들 손으로 지들 이름을 “꼴통이 텅 빈 놈들”이라고 지어붙이고 뎀베드는 대책없는 얼라들이지. 뭐, 아주 단순무식한 쓰리코드를 거침없이 밟아대면서 “와와, 미친듯이 놀자!”하고 소릴 내지르며 망아지처럼 겅중겅중 뛰는 놈들 말야. 그대도 들어봤겠지? 못 들어봤다고? 엥? 갸들이 부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라는 노래는? 뭐? 그건 조지 로메로의 좀비영화가 아니냐구? 나, 이거야.... 아, 맞다! <라디오 스타>(어딜 가나 이눔의 영어!)이라는 영화는 봤겠지? 그 영화에서, 영월의 비닐 하우스 안에 연습장을 꾸며놓고 난리법석을 떨어대는 락밴드 떨거지들이 바로 갸들이잖아?
그 골 빈 얼라들이 지난번에 <2MB>의 선거운동캠프에 기웃거린다는 소문을 듣고는 그만 내 입맛이 싹 가셔져 버리긴 했지만, 문제는 갸들이 아니고 바로 <라디오 스타>의 영월이고 <동막골>이다, 이눔아! 네 고향 동네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동막골! 800만명도 넘는 이 땅의 남녀노소가 봤다는 영화, 한국판 ‘오리엔탈리즘’의 극치를 보여주고야 만 영화, 에드워드 사이드가 울고 갈 영화 <동막골>....
<라디오 스타>---그 영화를 보고 나니, 웬지 한 사나흘 억울했었다(이해하그라, 회산 버덩에 간장종지처럼 폭 엎어져서 <살아있는 시체>처럼 숨죽이고 사는 이 좀비같은 백면서생도 가끔 억울할 때가 있다는 걸, 부디, 이해하그래이.). 그래서 이 동네 신문인 강원일보 칼럼에 철딱서니 없는 사내의 넋두리를 잠깐 펼쳤었다. 그러니까, 2년 전 일이구나. 그때 그 글도 <첨부파일>로 올려놓을테니, 이눔아, 한번 읽어보그라.
(<오랑캐의 넋두리>
뭐든, 언제든, 어디서든 막상 몸을 밀어넣으면 답답하게 낑기게 되는 법이긴 하지만서두, 얼핏 보믄 임자없는 허허벌판같이 보이는 이놈의 싸이버 허공판도 우째 이리도 좁아터졌는지! 게시판에 <첨부파일>로 올릴 수 있는 파일의 용량이, 맙소사! 단 <2MB>란다! 우리 청와대 주인의 허용용량이랑 어쩌믄 그리도 똑같냐? 바로 그런 이유로, 이 오랑캐, 앞 글에서도, ‘아메리카“라는 딴따라의 제법 의미심장한 노래 를 MP3 파일로 함께 올려놓을 수 없었던 것이오니, 이 점, 강호제현(江湖諸賢)께선 두루 해량(海諒)하옵시길... 잠깐만 손수 허공판을 검색해보시면 쉽게 그들의 노래를 찾아 즐감하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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