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내 나이 이제 다섯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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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이제 다섯살입니다.
월요일은 오후에 복지관에서 드럼수업이 있는 날
오전 8시 30분 부터 집으로 방문하여 컴퓨터를 강의해 주시는 방문강사님으로 부터 인터넷 강의 세시간 듣고
마눌님이 챙겨놓은 점심먹고 행여나 지각일까 부랴부랴 서둘러 복지관을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 아오자마자 습관적으로 컴을 켜고 시각 장애인 전용 사이트인 넓은마을에 접속하니
동호회 회원 한분이 쪽지를 보내셨네요
내용은 연세는 어떻게 되시며
퀴즈공부는 언제부터 하셨나요 였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연세랄 것도 없습니다 내 나이 이제 다섯살이니까요
인생 50년을 낚시와 바둑 때로는 정치판 언저리를 기웃거리며 그냥 그럿게 살았습니다.
물론 나훈아 노래의 가사처럼 때론 사랑에 빠져 비틀댄적도 있구요
조상님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끗발높은 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게 살고있는 내 인생이 괘씸하다며 제우스가 인간에게서 불을 빼앗아 가듯 어느날 나에게서 빛을 빼앗아가 버렸습니다.
2006년 어느날 긴 잠에서 깨어나 보니 세상은 온통 낮설고
아름다운 추억과 한마당 타오르던 불길들은 정년 꿈속의 일인냥
50년 인생의 뒤안길로 사라진 뒤였습니다.
그러나 그 50년 인생을 완전히 버리는데는 또 삼년이란 시간이필요했습니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점자는 당연히 처음보는 물건이고 컴조차 모르던 삼년동안
마눌님이 빌려다 주는 녹음도서를 삼백권쯤 읽은 것 아니 들은 것이랄까요
암튼 하상 도서관에서 독서왕으로 뽑혀 5만원 짜리 문화 상품권도 받았습니다.
그리구 재활훈련을 시작하며 컴과 단독보행을 익혀가던 2009년 어느 일요일날
우연히 어느 퀴즈프로그램을 보면서 뭔가 필이 딱 오는 느낌
바로 이거다 였습니다.
그때부터 새로운 인생 목표 하나 세웠습니다.
2010년 4월 일단 사고하나 쳤습니다.
중학교 2학년 무렵 이래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로부터
시험에 안나오는 쓰잘데 없는것만 알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쓰박
본좌 쓰박이 알고있는 것은 도데체 얼마나 될까 무작정 퀴즈프로에 출연했습니다.
삼십대 일의 예심을 거쳐 여섯명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하고 마지막 두명이 겨루는 결승까지 갔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 였습니다
오기가 났습니다.
또 자신감과 용기도 생겻습니다.
그후 이년반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고삼때도 집에서 하루 한시간 이상 공부해본 기억이 없는 제가
하루 여섯시간은 무조건 독서하고 메모하고 반복암기하고
아마 고삼때 이렇게 공부했다면 미국에 있다는 유명한 대학 거 뭐더라
하루종일 바쁘게 드나들어야 한다는 그 대학에 갔을지도 모름니다.
그리고 2012년 9월 퀴즈프로에 다시 도전했습니다.
예심은 일설에 의하면 출중한 인물덕분이라는 설도 있지만 암튼 우수한 성적으로 가뿒히 통과
여섯명이 겨루는 본선에서 다시 세명이 겨루는 결선으로 .....
그러나 또 거기까지 였습니다.
약 오름니다.
다시 오기가 솟구칩니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공부 할 수록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벽까지 공부하면서 나만이 느끼는 희열을 맛보고 있으니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담벼락에 똥칠할 때까지 열심히 도전해 보렵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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