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나는 정말 골 때리는 놈입니다.
페이지 정보

본문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는 정말 골때리는 놈입니다.
지난 연말부터 틈나는 대로 창작소설 한편 쓰고 있다는 얘기 지난번에 했던가요.
아 근디 원래 중편정도로 계획하고 시작했던 요녀석이 장편을 넘어 아예 대하소설로 가고 있습니다.
도무지 이야기의 전개를 통제할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합니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에라 모르겠다
새벽 세시경 컴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여기는 어떤 행사장입니다.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특히 카메라와 노트북을 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활동 도우미 선생님 말에 따르면 내 뒤편 벽면에 커다란 프랭카드가 걸려있답니다.
여러분 시각 장애인 소설가 쓰박 소설 출판 기몀회 뭐 이런것인 줄 알았죠
죄송하지만 아닙니다.
여기는 기자회견장입니다. 내 뒤편 벽면에는
시장 소설가 쓰박님의 대하소설 밀명 백만부 돌파 기념 기자회견이라고 쓰여있는
커다란 플랭카드가 걸려 있습니다.
이런 저런 절차가 지나갔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원래 꿈이란게 뭐 다 그런거자나요
그런데 한가지 질문과 답변만은 또렷이 남아 있습니다.
큼지막한 뿔테안경에 어울리지 않게도 진달래색 원피스를 차려입은 엄청 못생긴 여기자가 질문합니다.
아마 저 정도라면 시집도 못간 노처녀일게 분명합니다.
상당히 늦은 나이에 글을 발표하셨는데 소설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습니까.
제가 답변합니다.
아닙니다 원래 글을 쓰려고 했던 건 아니예요.
원래는 이 잘생긴 얼굴로 영화배우나 해 볼까하고 충무로를 기웃거렸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안성기가 떡 버티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어떤 감독왈 주연급 마스크는 안되고
전쟁터에서 칼맞고 죽고 다시 저쪽가서 창맞고 죽고 마지막에는 절벽에서 떨어지며 으악하고 대사 한마디 하는 엑스트라라면 쓸 자리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열받은 나는 영화배우를 포기하고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 그런데 여기에는 가왕이라던가 하여간 뭐 그런 이상한 별명이 붙은
조용필이란 녀석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더우기 이녀석은 용산중학교 일학년 때 영화배우 안성기와 같은반 이었답니다.
초등하교부터 대학까지 구석구석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우리반에서 영화배우 된놈은 없습니다.
살짝 옆방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여기에는 한술 더떠서 트롯트의 황제 나훈아랍니다.
황제는 무슨 얼어죽을 그때 정말 거시기가 제데로 달려있는지 확인이나 해 볼 걸 그랬습니다.
더우기 어느 작곡가 선생님왈 박자와 감정은 손좀보면 되겠는데 음정이 불안 하다나요.
나는 또 열받았지만 할 수 없이 방송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아 그런데 여기에도 터줏대감은 있었습니다.
그 눈알 안으로 밖으로 자유자재로 뱅글뱅글 돌리는 이경규말입니다.
나는 눈알을 돌릴 줄 모릅니다.
그렇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화무는 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고 했는데 제 까짓게 눈알 잘 굴린다고
십년 이상 해 묵을수는 없겠지요
어느덧 십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나는 다시 방송쪽을 살짝 드려다 보았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뭡니까 이번에는 한녀석이 아닙니다.
메뚜기 처럼 생긴 유제석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까까머리하고 천하장산지 뭔지 하던 강호동이란 녀석까지....
아 지가 뭔데 내 이상 받아도 되겠나 뭐 이런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해가며
요즘은 유식한 말로 스윕이라 카더라마는 방송 3사의 상이란 상은 싹쓸이 하고 있습니다.
망할녀석 모래판이나 뒹굴것이지 왜 이런곳까지 와서
내가 설 자리를 뺏는단 말입니까.
나는 모든걸 포기했습니다.
마음을 비웠습니다.
그리고 방구석에 들어박혀 뻔데기에 이슬이 마셨습니다.
그리고 취하면 누워서 소설책 들으며 잠들었습니다.
그리구 어느날 나도 글쟁이 흉내나 내볼까 결심했습니다.
글쟁이 요녀석들 보통 낮에는 자고 밤에 꼼지락 거린답니다.
현재시간 오전 9시 나도 어서 요것 올려놓고 잠부터 자야겠습니다.
우선 폼부터 따라 잡아야 되니까요.
쓰고 있는 소설은 아직 삼분의 일도 못 왔는데
기자회견 할 꿈부터 꾸는 나는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정말 골때리는 놈입니다.
여러분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힌죄 사죄하는 의미에서
소설 탈고되면 반드시 이곳에 제일 먼저 올리겠습니다. 허허허.
- 이전글비오는 금요일 밤 친구들과 한잔! 13.05.13
- 다음글재경동기회 5월 월례회의 13.05.0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