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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동기회

자유게시판 6월의 내고향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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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7기 최승규
댓글 0건 조회 497회 작성일 07-06-2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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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고향 유월
고향 떠나 온지 오래되어 아련한 추억들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집집마다 누에치기가 많았던 때에는
뽕밭들이 즐비해서 집을 나서면 잘 익은 오디열매가
반가운 먹거리였지요.

오디 먹다 까 많게 물들은 입가에 얼룩진 얼굴이 우스워 깔깔대던 친구,
담장 밑에 피어있는 봉숭아 따다 손톱에 곱게 물들이며 장난치던
옛 고향 친구들

찔레 딴다며 넝쿨 밑으로 들어갔다 살모사와 눈이 마주쳐
시경 따던 바구니 내 팽 겨치고 도망치던 어릴 적 추억

늙은 느티나무 아래 오가는 이웃들의 웃음소리 멍석 깔고 둘러앉아
누구랄 것 없이 집안의 간식거리들이 등장합니다.

모내기 때 담아둔 곰삭은 동동주, 밀 농사 잘 지은 집엔 밀개떡,
텃밭에 정구지 베어 금새 부추 부침개가 등장하면
고소한 부침개 냄새에 동네사람들 다 모여들지요.

냇가에 둘러 앉아 빨래 두들기는 방망이 소리는 마음에 담아둔 속내
한 자락 풀어보는 아낙네들의 유일한 장소이기도 했지요.

일하느라 마주하지 못한 동안의 회포가 정겹습니다.

앞산의 까투리 소리가 울려 퍼지던 고향의 모습
망중한의 한때 소박함을 한 폭의 수채화로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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