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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동기회

자유게시판 가버린친구에게 바침--- 훈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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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26기 김남형
댓글 0건 조회 575회 작성일 04-08-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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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에게...

우리 고등학교때 배운 싯구절이 생각나는구나.."삶과 죽음이 예 있음에 나는 가노란 말도 못하고 가는가.. 아 극락에서 만날날을 도(道)닦으며 기다리련다"..

친구! 어차피 가야할길 뭐가 그리 급하다고 이렇게 먼저 갔는가? 남들갈때 같이 가야지 왜이리 서둘렀는가? 혹 먼저가 기다리면서 우리 오는것 반겨 줄려구 그랬는가?

그래 먼저가 기다리게나.. 술상한잔 차려놓고 기다리게나... 내잔에도 미리 술한잔 부어 놓구려.. 내잔은 마시지말고 그대 먼저 한잔하게...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니까 안주는 내가 준비해 감세...

가는길이 멀다고 너무 불평하지 말게나.. 같이가는 사람이 없어도 너무 외로워 하지도 말게나.. 잠시 이승에서 영원한 저승으로 가는길이 어찌 어렵고 또 외롭지 않겠는가?

파란하늘, 푸른나무, 뭉게구름, 그리고 태규, 나영이, 제수씨 모두모두 눈에 담아 두었겠지? 태원이, 영복이, 창환이, 제수, 제관이, 영호.... 우리 친구들도 모두 가슴속에 새겨 놓았겠지...

그대 가는날 맑은 하늘을 보며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네.. 그대 얼굴이 맑은 하늘에 번지더군.. 그 너털한 웃음과 함께... 이 맑은 하늘 더 보지 못하고 간 자네에게 난 많은 후회를 하였다네... "더 잘해줄걸" "더 자주볼걸"...... 그러나 우리 인생사가 그런가 보네... 가고나면 후회하고, 보내고나면 반성하고...

자네 떠나는날 비가 많이 왔다네.. 고맙다네 내 눈물을 감출수 있도록 비오느날에 가주어서...그대의 묘앞에서 편지를 읽을때는 태원이, 제관이, 영호 우리 모두 울었다네.. 그건 자네를 보낸 섭섭함보다 어쩜 자네 가는날에 비가왔기 때문일걸세... 눈물을 감출수 있는 비가...

그대 그나라에서 태규,나영이 바르게 클수 있도록 지켜봐 주게나, 제수씨 힘내어 살수 있도록 응원해 주게나..

내 결혼식에 그대 와주어서 만인들을 웃겨주던 것으로, 내 결혼식 청첩장, 감사장, 도장 새겨준것으로, 자은이 엄마하고 그대 집에서 즐거이 맥주한잔 하던 그 추억으로 이제 자네를 내 가슴속에 묻네..

짧은 만남이었지만 또 우리는 짧은 이별을 하는걸세 영원한 만남을 위해.. 자네도 이승에서의 짧은 만남들 이제 정리하고 또다른 나라에서 또다른 많은 만남을 준비하게나..

욕심도, 집착도, 성냄도 없는 그런 평온한 나라에서 자네 편이 쉬고있게나..

훈이 사랑하네.. 이제와 이말을 하는 나를 용서하게나... 자네가 보고플때 내가 좋아하는 파란하늘을 보면 자네도 그곳에서 환히 웃어 주겠는가..

뭉게구름 떠가는 하늘을 보며 오늘은 그대생각에 잠길껄세..

친구 잘가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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